[중앙뉴스라인, 한장원기자] “청년이 서울을 떠나는 이유가 집이어선 안 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후 구로구 개봉동 청년안심주택을 찾아 청년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월세 부담과 대출 문턱, 재계약 불안부터 결혼과 내 집 마련에 대한 고민까지 직접 들었다.
서울시는 당장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것을 넘어, 안정적인 주거가 저축과 자산형성, 결혼과 내 집 마련으로 이어지도록 ‘청년 주거사다리’를 촘촘히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주거비 부담 줄어 미래 준비할 여유 생겨”… 역세권·저렴한 임대료·주거 환경 만족'
이날 오 시장이 찾은 ‘개봉 세이지움’은 개봉역 인근에 위치한 총 605호 규모의 청년안심주택으로 공공임대 96호와 SH 선매입 177호, 민간임대 332호로 구성돼 있다. 오 시장은 사업 현황을 보고받은 뒤 세탁실·체력단련실·도서관 등 커뮤니티 공간과 실제 주거공간을 둘러보고 입주 청년 3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는 청년안심주택 입주 후 달라진 생활과 미래 계획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입주 청년들은 역세권에 위치해 출퇴근이 편리하고, 주변시세보다 낮은 임대료와 임대료 인상 제한으로 주거비 부담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도서관과 체력단련실 등 커뮤니티 시설과 주변 생활 인프라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특히 월 소득의 30% 이상을 차지하던 주거비 부담이 줄면서 절약한 비용으로 자기계발과 이직을 준비하거나, 저축을 통해 결혼 등 새로운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최근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자금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재계약에 필요한 보증금 마련을 걱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결혼 후 부부 소득이 합산되면서 정책대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오 시장은 청년안심주택 특별공급의 경우 입주 후 소득이 증가하더라도 일정 범위까지 재계약이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실수요자인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고려한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년안심주택 역세권 500m 확대 검토…’30년까지 1만7,500호 추가, 누적 4.6만호 공급'
서울시는 높은 청년주거 수요에 대응해 청년안심주택 공급 기반을 확대한다. 청년안심주택은 무주택 청년·신혼부부에게 역세권의 양질의 주택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서울시의 대표 청년주거사업이다.
올해 7월 말 기준 101개소, 3만3,621호가 준공됐다. 공공임대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약 30~50%,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유형에 따라 시세의 75~85% 이하 수준이다. 올해 1차 공공임대 모집에서는 평균 1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시는 공급 기반을 넓히기 위해 청년안심주택 사업 대상인 역세권 범위를 현재 역 반경 250m에서 도보 10분 거리인 500m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 가능 부지를 확대해 청년안심주택 공급 여건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2025년 이후 신규 인허가 감소에 대응해 올해 4월부터 민간사업자의 건설자금 이차보전 한도를 3년간 한시적으로 최대 2%에서 4%로 확대했다. 공공기여율도 3년간 한시적으로 5%p 완화하기 위해 이달 중 운영기준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청년안심주택 1만7,500호를 추가 준공해 2030년까지 누적 약 4만6천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전체 청년주택 ’30년까지 7.4만호 공급‧25만명 주거비 지원… 생애주기별 주거사다리 강화'
서울시는 지난 3월 발표한 '청년주거안정대책'에 따라 2030년까지 청년 맞춤형 주택 7만4천호를 공급한다. 기존 공공분양·임대주택, 미리내집, 장기안심주택, 청년안심주택 등 기존 사업 4만9천호에 청년 수요를 반영한 신규 주택 약 2만5천호를 더해, 대학생부터 사회초년생·신혼부부까지 생애주기별 주거 수요에 대응한다.
신규공급에는 대학가 원룸을 확보해 저렴하게 제공하는 서울형 새싹원룸 1만실, 저소득 청년의 주거 안정과 자산형성을 함께 지원하는 디딤돌주택 2천호, 장기할부 방식으로 내 집 마련을 돕는 바로내집 600호 등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청년특화주택 1,700호, 대학생·청년을 위한 공유주택 6천호, 역세권·업무지구 중심의 등록민간임대 코리빙하우스 5천호 공급 기반도 마련한다.
주택공급과 함께 2030년까지 청년 25만명의 주거비 부담도 낮춘다. 월세와 임차보증금 대출이자, 관리비 등 청년들이 실제 생활에서 체감하는 비용 부담을 줄여 안정적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청년월세 지원은 올해 월 20만원, 연 2만8천명 지원으로 확대했고, 월세지원 미선정 청년을 대상으로 월 8만원의 관리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신설할 계획이다.
청년 임차보증금 이자지원의 본인 소득기준도 연 4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완화하고, 대출금액에 대해 최대 3%의 이자를 지원해 연간 5천명의 부담을 낮춘다.
서울시는 이 같은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지난 7월 ‘청년주거과’를 신설, 청년주택 공급과 주거비 지원, 전세사기 예방 등 청년주거정책을 전담 추진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집은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공부하고 일하고 저축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며 “청년이 서울을 떠나는 이유가 집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월세와 보증금 부담을 덜고 안정적으로 살면서 자산을 모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청년 주거사다리를 더욱 촘촘히 만들겠다”며 “주택 공급뿐 아니라 금융·월세 지원 등 청년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에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