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광복절 전야, 낡고 줄 내려앉은 태극기와 묵통(默通)된 단체장의 카톡
  • 광주 남구 월산5동 행정복지센터 옥상 국기봉의 씁쓸한 풍경
  • – 1919년 선열들이 목숨 바쳐 지킨 태극기, 관공서 관리 부실과 소통 부재에 울다 –

    제81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광주광역시 남구 월산5동 행정복지센터 옥상을 바라본 시민들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7월 제헌절부터 한달여 방치된 월산5동주민센터 옥상위 태극기 게양 사진>

    옥상 국기봉에 걸린 태극기는 깃봉 꼭대기가 아닌 중간 아래로 볼품없이 내려앉아 있었고 장기간 비바람에 노출된 듯 빛 바래고 낡은 모습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국가 경축일이나 조의를 표하는 조기(弔旗) 게양도 아닌 날에 일선 행정의 최전선인 행정복지센터의 태극기가 한 달이 넘도록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걸려 있었던 것이다.

    확인된 바에 따르면 이 태극기는 지난 7월 17일 제헌절 무렵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약 한 달 동안이나 아무런 관리 없이 이 상태로 방치 되어왔다. 

    내일이 바로 나라를 되찾은 기쁨을 기리는 8월 15일 광복절임에도 불구하고 공공 기관의 국기 관리는 완전히 실종되어 있었다.

    태극기가 어떤 깃발인가. 1919년 기미년 3월 1일,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우리 선조들이 품속에 품고 나와 목숨과 바꿀 각오로 흔들었던 겨레의 상징이다. 이념과 정파를 넘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존엄과 민족의 정통성을 담고 있는 거룩한 기호다. 

    근래 들어 정치적 진영 논리에 따라 태극기의 상징성이 왜곡되거나 오용되는 안타까운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공공기관만큼은 태극기의 존엄을 바로 세우고 정성껏 관리해야 마땅하다.

    더욱 통탄스러운 것은 이 같은 사실을 바로잡고자 한 지역 언론인의 노력이 무색해졌다는 점이다. 

    취재진은 지난달 국기 게양 상태의 이상을 확인하고 남구청장(단체장)의 개인 SNS(카카오톡)를 통해 "산하 관공서의 국기 관리 상태가 엉망이니 확인 후 정비하라"는 제보와 제언을 전달했다. 그러나 광복절 전야인 오늘까지도 단체장은 해당 메시지를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광복절 하루 전날인 8월 14일 현재 월산5동주민센터에 게양되어 있는 태극기 사진
    <광복절 하루 전날인 8월 14일 현재 월산5동주민센터에 게양되어 있는 태극기 사진>

    언론인이 시민을 대리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전달한 제보를 단체장이 일주일이 넘도록 '읽지도 않는' 소통 부재의 현실은, 관내 관공서의 태극기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일선 행정의 무관심과 궤를 같이한다. 

    소통을 강조하는 지자체장의 카카오톡이 닫혀 있는 동안, 민족의 상징인 태극기는 뙤약볕과 비바람 속에 깃봉 중간에 매달려 울고 있었다.

    태극기를 올바르게 게양하고 정성껏 관리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선행되어야 할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확실한 '애국(愛國)'이다.

    광복절을 맞아 남구청과 월산5동 행정복지센터는 즉시 방치된 태극기를 교체·정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남구 단체장 역시 닫혀 있는 소통의 창구를 열고 산하 기관의 기본 행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바닥 민심부터 겸허히 둘러보기를 촉구한다.

    <칼럼리스트: 한국언론미디어그룹 / 한국인터넷뉴스협회 호남 회장 한성영>
  • 글쓴날 : [26-08-14 16:28]
    • 중앙뉴스라인 기자[news_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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