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라인, 김효현기자] 전라남도교육청이 긴급재정인 일반예비비를 예측 가능한 조직ㆍ정책사업에 사용해 의회 예산 심사를 우회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김건안 의원(민주·북구1)은 9일 교육청 2025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심사에서 ‘학교행정업무경감 지원체계 구축’에 일반예비비를 대규모로 사용한 데 대해 예산편성과 집행 절차 개선을 촉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전남교육청의 일반예비비 사용결정액은 총 16억 7,196만 7천 원, 지출액은 15억 2,611만 3천 원이다. 이 가운데 학교행정업무경감 지원체계 구축에 두 차례에 걸쳐 15억 3,616만 1천 원을 결정하고 13억 9,530만 8천 원을 지출했다. 이는 일반예비비 사용결정액의 91.9%, 지출액의 91.4%에 해당한다.
교육청은 지난해 6월 19일 해당 사업에 10억 3,876만 9천 원의 사용을 결정하고 7월 1일부터 지원체계를 시행했다. 이어 8월 1일 같은 목적으로 4억 9,739만 2천 원을 추가 결정했다. 집행내역에는 운영비와 여비뿐 아니라 사무공간 공사비와 장비 구입비 등 건설비·유형자산 취득비 8억 916만 5천 원도 포함됐다.
김 의원은 “재난이나 돌발사고가 아닌 교육청의 정책 결정에 따른 조직·지원체계 구축사업”이라며 “사무공간 공사와 장비 구입까지 계획했다면 본예산이나 추경을 통해 사업 필요성과 규모에 대한 의회의 사전심사를 받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1차 사용결정액 가운데 1억 3,202만 7천 원이 남았는데도 약 한 달 뒤 같은 사업에 추가 예비비가 결정됐다”며 “1차 결정분의 12.7%가 남은 상황에서 추가 예비비를 결정한 것은 최초 수요 산정의 적정성과 1차 잔액을 활용하지 못한 사유를 따져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전남교육청은 고교·대학 연계 학점인정 학교 밖 교육과정의 과목 개발에도 일반예비비 7천만 원을 결정해 6,500만 원을 집행했다.
김 의원은 “대학 협의와 교육과정 개발이 필요한 계획사업을 예비비로 추진해야 할 만큼 예측하기 어렵고 긴급했는지 의문”이라며 “추경이나 다음 연도 본예산에 편성하지 못한 사유와 실제 과목 개발·개설 성과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 행정업무를 줄이려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정책의 필요성이 예비비 사용의 적정성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예비비가 조직개편이나 신규 정책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한 우회 재원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예측곤란성·긴급성·불가피성을 심사하는 내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