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영 칼럼] 권한 커진 수사기관 그리고 현장의 ‘진짜 책임’을 묻다
  • 공소청 출범으로 바뀐 사법 지형… 권한에 상응하는 엄정한 책임 요구돼
  • 덤프트럭 기사 울리는 과적의 구조적 모순, ‘시키는 자’가 책임져야

    한국언론미디어그룹 한성영 회장
    <한국언론미디어그룹 한성영 회장>
      1. 78년 만의 사법 지형 변화, 그리고 '공소청' 시대의 개막
    대한민국 형사사법 역사의 한 축이었던 검찰청이 문을 내리고 기소와 공판 중심의 ‘공소청’이 공식 출범했다. 오랜 논란 끝에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축소되고 수사권의 무게추가 경찰 등 수사기관으로 이동하면서 우리 사회의 권력 구조와 법 집행 환경은 대전환기를 맞이했다.

    제도의 변화는 곧 권한의 재배치를 의미한다. 그러나 역사가 증명하듯 견제 없는 권한은 언제나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수사권이 강화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엄격한 책임성과 도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제도는 또 다른 혼란의 불씨가 될 수밖에 없다. 공직 사회와 법 집행 기관을 향한 국민의 눈높이가 그 어느 때보다 엄혹한 이유다.

    2. 공직의 기강과 해묵은 과오 : "법의 온정주의를 끊어내야 한다"
    공직자의 일탈은 단순한 개인의 비리가 아니라 공권력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다. 해외의 일부 국가에서는 음주운전 등 파렴치한 비위에 대해 신분을 감출 엄두조차 못 내도록 가중된 처벌과 혹독한 불이익을 부과한다.

    우리 사회 역시 법 집행을 다루는 이들이나 공직 사회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는 온정주의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 공동체의 기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에 대해 실효성 있는 제재와 더불어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묻는 시스템이 정착될 때 비로소 공정이 바로 선다.

    3. 현장의 모순, 과적 근절 : "책임은 이익을 취한 자에게"
    이러한 '권한과 책임의 일치'라는 원칙은 비단 공직 사회나 사법 기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매년 도로를 파괴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건설·물류 현장의 '화물 과적 문제'야말로 구조적 책임을 바로 세워야 할 대표적인 현장이다.

    여전히 대다수의 현장에서는 덤프트럭 운전자 등 말단 노동자들만 단속의 사선에 내몰려 억울한 터널을 지난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포크레인으로 흙과 골재를 한가득 실어주는 현장에서 기사무리가 짐을 덜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대로 실지 않으면 다음부터 일감을 주지 않겠다"는 업주와 화주의 압박 앞에서 생계를 쥔 노동자는 마지못해 핸들을 잡을 뿐이다.

    위험과 처벌은 힘없는 노동자가 떠안고 이익은 실질적 책임자인 업주가 챙기는 구조가 계속되는 한 도로 위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과적 관련 제재 시 업주와 화주 등 실질적 책임자의 책임을 7대 3 혹은 그 이상으로 대폭 강화하여 '이익이 있는 곳에 책임이 있다'는 대원칙을 현장에 뿌리내려야 한다.

    4. 맺음말 : 제도의 완성은 '엄정한 책임'에 있다.
    공소청 출범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의 지형이 바뀌고 민생 현장의 질서 재편이 요구되는 지금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은 명확하다.

    권한이 커진 곳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무거운 책임이 따라야 하며 법의 칼날은 말단이 아니라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구조적 이익을 취하는 '시키는 자'를 향해야 한다. 사법 체계의 대전환기를 맞이한 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도사린 불합리한 책임 전가의 고리를 끊어내고 진정한 공정과 정의를 세워야 할 적기다.
  • 글쓴날 : [26-10-03 18:37]
    • 중앙뉴스라인 기자[news_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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