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론] 뱉어버린 말의 무게 '무책임한 정치'를 넘어 품격의 국회로
  • 한국언론미디어그룹 한성영 회장
    <한국언론미디어그룹 한성영 회장>
      대한민국 국회는 원래 민주주의를 지키고 깊이 있는 생각과 대화로 나랏일을 결정하는 뜻깊은 곳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청문회나 국정감사 등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국민을 대표하는 품격을 잃어버린 지 오래 입니다.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일단 말부터 뱉고 보며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말하는 태도가 마치 당당한 행동인 것처럼 포장되고 있습니다. '면책특권'이라는 보호막 뒤에 숨어 무책임한 말들을 던지는 모습은 한국 정치가 풀어야 할 큰 숙제입니다.

    ■ 책임지지 않는 '낙탄언어'가 가져온 문제점

    정치권에서 나오는 이러한 행동은 두 가지 큰 문제를 일으킵니다.

    첫째는 '언어의 가벼움'입니다. 
    법안을 꼼꼼히 살피고 좋은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자극적인 말 한마디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려는 행동이 국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책임지지 않는 태도'입니다.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한 말이 거짓으로 밝혀지거나 남에게 큰 상처를 주어도 책임을 지지 않는 분위기가 퍼져 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절제는 사라지고 무조건 반대하고 흠집을 내는 것이 마치 잘하는 일처럼 여겨지는 현실은 정치를 더욱 큰 갈등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미루는 행태를 우리는 '무책임 투사'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또한 아무렇게나 던져져 큰 피해를 주는 무책임한 폭언을 '낙탄언어(발사된 뒤 어디로 떨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말)'라는 신조어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회를 좋게 만들어야 할 정치가 오히려 파괴적인 말의 무기로 변해버린 현실을 지적하는 표현입니다.

    ■ 면책특권의 원래 뜻과 잘못된 현실

    이처럼 무책임한 말이 줄어들지 않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국회의원 면책특권' 때문입니다.

    헌법이 국회의원에게 이 특권을 준 이유는 센 권력에 눌리지 않고 국민을 위해 소신 있게 사실을 말할 수 있도록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이 특권은 원래 목적을 잃고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거나 남의 명예를 훼손하고도 도망치는 '방패'로 잘못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단 퍼뜨리고 보는 식의 폭로로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도 특권 뒤에 숨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줍니다.

    특권이란 결코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면죄부'가 될 수 없습니다.

    ■ 품격 있는 정치를 만들기 위한 노력

    그렇다면 우리는 이 어지러운 정치를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가장 힘 있는 해결책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올바른 선택과 엄격한 검증에 있습니다.

    1. 바른 인품을 가진 인재 선별: 정당에서 후보를 뽑을 때부터 그 사람의 도덕성과 일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바른 언어 습관을 엄격하게 검증해야 합니다.

    2. 특권에 대한 책임 강화: 면책특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기준을 분명히 하고 분명한 거짓말이나 상처를 주는 막말에 대해서는 국회가 강력하게 징계하고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3. 국민의 감시와 심판: 자극적인 선동이나 말싸움에 현혹되지 않고 좋은 정책과 바른 품격을 갖춘 정치인을 알아보고 뽑아주는 성숙한 국민의식이 필요합니다.

    정치는 거친 말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언어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입니다. 거칠고 무책임한 막말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민주주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이제 정치인 스스로 자신이 뱉은 말의 무거움을 깨닫고 바른 품격을 되찾아야 합니다. 국민이 진짜 바라는 사람은 싸움만 잘하는 투사가 아니라 언어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진정한 '일꾼'이기 때문입니다.
  • 글쓴날 : [26-11-03 17:19]
    • 중앙뉴스라인 기자[news_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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